2009. 1. 26. 19:12

시속 183km



바람이다.

바람이 시속 183km로 불었다.


토요일 오전 일찍 쇼핑을 다녀왔다.

세일기간인 요즘이라 사람 많은 시간을 피해 오전에 필요한 것들을 사고

마지막으로 식료품을 사기 위해 쇼핑센타에 도착하니

Canigou위로 흰구름은 잔뜩 꼈지만 날은 아주 청명했다.

하지만 바람은 좀 셌다.

이 곳 날이 좋은 것이 바람 때문이라고 하니 그러려니 했다. 여느 때 처럼..





쇼핑을 끝내고 돌아와서는

조금 늦은 점심을 먹고 차 한잔을 마시니 갑자기 전기가 나갔다.

목요일에도 갑자기 전기가 끊어진 뒤 세 시간이나 안 들어 온 적이 있어 요즘 참 이상하네 하며

집에서 가까운 쇼핑가나 가보자고 길을 나섰다.

그러나..

쇼핑센타는 전부 문을 닫고 거리의 가로수는 커다란 가지가 꺽여 도로 여기저기에 굴러 다녔다.

비행장은 폐쇄되고 기차역은 닫혔으며 고속도로는 통행금지,

시내버스 마저도 통행이 중단되었다.

완벽한 고립이다.

강풍의 피해지역은 넓고 그 피해도 심했는데

피레네 산맥 반대쪽인 보르도 근처 어딘가에서는 사람넷이 사망했다한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쪽에도 강풍이 휩쓸어 열명의 사망자를 만들었는데 그 중 스포츠 센타 지붕이 가라 앉아서

아이들 넷이 희생되었다.





프랑스는 피레네 오리엔탈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주 전신주가 바람에 쓰러지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는데

백팔십만이 전기 공급이 중단되어 어둠 속에 갇혔고 그 중 어느 곳에선 물마저 끊겼다.

우리가 살고 있는 페르피냥 지역은 전기가 다 끊긴 것이 아니고 33퍼센트 정도는 전기가 공급되었다.

하지만 우리집, 우리 동네는 어둠 속에 갇혔다.

일요일엔 오전엔 갑자기 물이 안 나왔는데 이 땐 정말 놀랐었다.

다행히 정오 즈음에 물은 다시 공급되었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 일곱시 조금 넘으니 전기도 들어왔다.

스페인에서 페르페냥 지역에 전기를 보내줘서 사용할 수 있는데 전부 공급할 수는 없어

마을 마다 시간제로 공급된단다.

어제 저녁 불이 들어온 뒤 지금까지 괜찮았는데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

당장 오늘 저녁에 불을 밝히기 위해 다시 향초를 피우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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