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8. 18:13

지금도 풀리지 않는 의문




사진은 테벡숙의 제일 번화가인  버스 정거장 앞이고 중간 왼쪽의 차량들이 합승차인 누아즈다.

길을 물으면 악수 먼저 청해오는 사람들,

차표를 달라고 하면 묻지도 않은 갈아 탈 곳과 내려야 할 곳 등을 가르쳐 주는 사람들,

튀니지는 그런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기억되는 나라다.


하지만 두가에서 로만 유적지를 보고 르케프에 가려고 테베숙에 도착하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주변 사람들이 와서는

십오분쯤 뒤에 도착해야 할 버스가 미리 와서는 벌써 떠났다고 한다.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오는 버스라 할 수 없이 누아즈라는 합승차를 알아보니 그 쪽으로 가는 차는 없다고 한다.

튀니지에선 버스보다도 노선이 많은 것이 누아즈고 또 바로 옆 마을인데도 없다고 하니 의아했다.


한 여행자 커플이 우리보다 먼저 기다리고 있어 같이 기다리는데

날이 저무니 갑자기 온도가 뚝 떨어져 가지고 온 방한복을 전부 꺼내 겹겹이 입으니 겨우 견딜 만했다.

우린 그나마 가져온 두툼한 옷이 있어 추위를 견딜 만했지만

유럽 커플은 방한복을 미처 준비 못했는지 얇은 옷만 입고 보기 안스러울 정도로 달달 떨고 있었다.

다음 버스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조금이나마 추위를 피해보자고

버스 정거장 바로 앞에 있는 매표소 안쪽에 서서 기다리는데 벌써 갔다는 버스가

제시간 와선 서지도 않고 우리 앞을 지나쳐 갔다.

얼른 뛰어가 세우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신호를 못 봤는지 아니면 보고도 그냥 갔는지 버스는 가버렸다.


이 나라 사람들이 바가지라는 단어를 아는지 궁금할 정도로 순박하게만 느껴지던 튀니지 사람들이였는데

추위에 벌벌 떠는 사람들을 보고서도 어찌 그럴 수 있는지.

그 동네 인심이 왜 그렇게 고약했는지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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