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 그림을 배우러
다닌다.
50대의 벨기에 여선생은 아주 친절한 사람이다. 아주..
너무 친절해서 수업이 끝나고
내가 얻는 것은 그림 그리는 법이 아닌
무조건 잘 했다는 말.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은 고호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가르침이 없는 칭찬은 흥미 마저 없애 버린다는 것을 그녀는 모르나 보다.
그리곤 무조건 잘 했다는
말.
내가 봐도 아닌데 잘했다고만
하니 칭찬이 민망해지는 거다.
나를 위해, 내가 즐겁자고 배우기로 했는데
수업 시간이 점점 인내의
시간이 된다.
삼개월 단위로 등록을 하는데
국경일과 휴가등 빠지는 날은 또 왜 이리 많은지
지금까지 여섯번 갔는데 앞으로
세번만 더 가면 삼개월 과정이 끝난다.
최소 육개월을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다음 코스는 커녕 그나마 세번 남은 시간 마저도
제대로 참고 잘 끝낼지 모르겠다.
혼자 그리기로 하곤 수채화
재료를 사왔다.
학교다닐 때 수채화를 그려 본 것이 마지막이니 얼마만인가.
수채 색연필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수채물감도 고형으로 나와 아주 편하게 사용 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작은 붓도 한 개 들어 있어
여행 다닐 때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
나를 위해 배우려고 했던
그림.
혼자 해보니 쉽진 않지만
한번 해 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