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 18:30

나를 위한 시간




일주일에 한번 그림을 배우러 다닌다.

50대의 벨기에 여선생은 아주 친절한 사람이다. 아주..

너무 친절해서 수업이 끝나고 내가 얻는 것은 그림 그리는 법이 아닌

무조건 잘 했다는 말.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은 고호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가르침이 없는 칭찬은 흥미 마저 없애 버린다는 것을 그녀는 모르나 보다.

 그녀의 수업 방법은 주제를 주곤 자, 그리세요. 하곤 끝이다.

그리곤 무조건 잘 했다는 말.

내가 봐도 아닌데 잘했다고만 하니 칭찬이 민망해지는 거다.

 

나를 위해, 내가 즐겁자고 배우기로 했는데

수업 시간이 점점 인내의 시간이 된다.

 

삼개월 단위로 등록을 하는데

국경일과 휴가등 빠지는 날은 또 왜 이리 많은지

지금까지 여섯번 갔는데 앞으로 세번만 더 가면 삼개월 과정이 끝난다.

최소 육개월을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다음 코스는 커녕 그나마 세번 남은 시간 마저도

제대로 참고 잘 끝낼지 모르겠다.

 

  

혼자 그리기로 하곤 수채화 재료를 사왔다.

학교다닐 때 수채화를 그려 본 것이 마지막이니 얼마만인가.

수채 색연필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수채물감도 고형으로 나와 아주 편하게 사용 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12가지 물감이 담겨있는 포켓용은 아주 마음에 든다.

작은 붓도 한 개 들어 있어 여행 다닐 때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

 

나를 위해 배우려고 했던 그림.

혼자 해보니 쉽진 않지만 한번 해 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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