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피레네산으로 등산을 다녀왔다.
피레네는 거대 산맥답게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만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등산로가 아주 많다.
하지만 건강에는 아무 문제는 없지만 경우에 따라 남들보다 더 빨리 뛸 수 있다는 심장을 갖은 덕에
평지에서는 하루종일도 걸을 수 있지만
완만하고 짧은 오름길 조차도 쉽지 않은 나는 늘 산행이 힘들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니 갑자기 왼쪽 어깨에 심한 통증이 생겨 팔을 쉽게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겠거니 하며 참다가
한 달이 지나가도록 별 차도가 없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의사를 찾아갔다.
엑스레이도 찍고 초음파 검사도 했다.
건염이란다.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가 많이 걸린다는 건염이
어찌 나에게 생겼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와 등산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곤
마음먹은 김에 어깨 통증이 걷는것과는 아무 상관 없을것 같아
주말에 산행을 하게 되었던 거다.
조그마한 마을에서 출발해 완만한 산길을 걷는 등산로를 찾아 가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풀무치가 어찌나 많은지 가는 길 내내 발걸음을 옮길때 마다 여기저기서 펄쩍펄쩍 뛰어 도망다니곤 했는데
한 번은 커다란 풀무치가 얼굴 왼쪽으로 달려들어 본능적으로 왼손으로 확 쳐내다가
찌릿하는 통증에 그만 어깨를 감싸고 주저 앉고 말았다.
어디에 닿은 것도 아니고 허공에 손짓 한 것인데도 너무 아파 나도 모르게 눈물도 찔끔 났다.
눈물이 찔끔나니 이 거 큰일이구나,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아주 건강한 사람이 조금만 아파도 엄살이 심해지곤 하는데 내가 딱 그 짝인가 보다.
다행히 어깨는 조금 지나니 멀쩡해져
다시 등산은 계속 됐고 목표 지점에 가서는
나무 그늘을 찾아 점심으로 싸간 샌드위치와 냉커피를 먹고는 내려왔다.
뜨거운 여름,
산행길에 잠시 놀란 나를
길가에 피어있던 작은 보라색 들꽃과
중간중간 쉼터를 만들어 주던 시원한 소나무의 그늘과
솔솔부는 바람이 위로를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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