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4. 19:57

부활절의 기억 하나





     2009년 동유럽으로 떠난 여행은

     부활절을 루마니아 마라무레슈 지방에서 보낼 수 있게

     모든 여행 일정을 거기에 맞춰 잡았었다.

     꼭 가보자 했던 마라무레슈 지방의 부활절 풍습은

     우리네 추석처럼 이 날만큼은 멀리 떨어진 가족들도 다 함께 모여

     화려한 색상의 민속 옷을 입고 부활절 동안 즐길 음식을 넉넉히 준비해 축성받아

     가족과 함께 즐기는 마음마저도 풍성해지는 풍습이다.

     호텔도 별로 없어 민박을 해야 하는 곳인데

     우리가 묵었던 집은 중년의 두 부부만 살고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만든 음식과 아저씨가 직접 담갔다는 술,

     소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던 음식으로

     그들과 함께 부활절 만찬을 할 수 있어서 그 여행이 더 좋았다.

     그리고 부활절 날 이른 아침의 마라무레슈,

     성당 안팎을 가득 메웠던 사람들이 미사가 끝나자

     축성 받은 음식을 등에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 길고 긴 사람들의 행렬.

     이 또한 아주 볼 만해 한참을 보고 있으니 그런 우리를 보고

     아침식사 전이면 자기집으로 함께 가자며 권해오던 마라뮤레슈 사람들.

     또 나를 보더니 얼른 집으로 들어가 가지고 나온 예쁜 부활절 계란을 나눠 주던 아주머니.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포근해 지는 루마니아 마라무레슈 지방의 부활절 모습들.



 


루마니아 마라무레슈에서 보낸 부활절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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