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3. 02:46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여행은 처음이었다.

 

멕시코에서 과테말라 국경을 넘어 가는 길 어딘가에서 남편이 선글라스를 잃었다.

스킨을 살짝 떨어트렸는데 뚜껑이 깨져 작은 물통에 옮겨 담았더니 그것이 여행 내내 큰 짐이 되었다.

카라과 버스에서 7년간 사용했던 내 소형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했다.

베낭커버를 잃었고

남편이 카메라 렌즈 뚜껑을 어딘가에 흘려 잃어버렸다.

 

온두라스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날

어느 친절한 여인이 정거장을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목적지 전에 내려 억수같이 내리는 비 속에서 다시 버스를 기다렸다 다음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그런 친절은 정말 곤란하다.

특히 비가 미친듯이 내리는 날에는.

 

니카라과에서는

돈 몇푼이 욕심이 났는지

우리의 목적지까지 가지도 않는 버스를 간다고 속이고 태운 사람 때문에 큰 일 날뻔했다.

중간 어느 곳에서 모두 내리는데 우리에게는 곧 떠날테니 기다리라고 안심시키고 어디론가로 사라지더니

잠시 뒤에 와서는 이용객이 우리뿐이 없어 안되겠다며 다른 차를 대신 타고 가라며 다른 버스를 태워줬는데

이게 아주 엉뚱한 곳으로 가는 버스였다.

다행히 우리가 가려는 곳의 갈림김 전에 버스를 확인한 덕분에 늦기전에 속은 것을 알았고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무사히 갈 수 있었다.

속은 것을 알고 우리도 당황했지만 갈아 탄 그 버스기사도 많이 당황해했다.

우리만 속인 것이 아니라 같은 니카라과 사람인 그 기사에게도 거짓말을 했었나보다.

 

지금은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외에 여행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자그마한 일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중미는 여행지로서 매력이 넘친다.

재밌는 여행을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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